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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랑 없이 살았으면 그게 감사한 거지

김재오 외 지음

목차

차례 추천사 머리말 프롤로그 — 나는 너무 외로운 사람이 됐다 제1부 물지게를 내려놓은 소년 제1장 미쓰코라 불린 아이 제2장 낙동강에 두고 온 물지게 제3장 회사 앞에서 부른 “형님요” 제4장 17살 신부 제2부 바다를 건넌 사람들 제5장 머리 감고 배에 오른 날 제6장 남의 나라에서 태어난 딸 제7장 고향으로 가는 뱃길 제8장 예천의 농방 제3부 광야 길을 걷던 아이 제9장 10살, 동생을 업고 제10장 지팡이 짚은 어머니의 손 제11장 누나한테 잘해라 제12장 국민학교와 오광자 제4부 믿음이 흘러온 길 제13장 “우리 교회 나오세요” 제14장 새벽을 깨운 어머니 제15장 1월의 부흥회 제16장 장로가 된 남편 제5부 소원의 항구 제17장 혼자 지키는 시골집 제18장 다음 주일에 찾아온 아들 제19장 곁에서 거들어 주는 사람 제20장 풍랑 없이 살았으면 감사 맺음말 — 내 아들과 며느리, 손주들에게 에필로그 — 그날, 어머니의 목소리 지은이 판권

머리말 · 본문 미리보기

머리말어머니의 이야기를 받아 적으며 이 책은 어머니와 나란히 앉아 나눈 이야기를 받아 적은 책입니다. 나는 여쭈었고, 어머니는 천천히 기억을 더듬으며 경상도 말씨 그대로 대답해 주셨습니다. 그 말을 한 줄씩 옮겨 적는 동안 나는 미처 알지 못했던 한 사람의 생애를 새로 만났습니다. 자식은 어머니를 평생 곁에서 보고 자라지만, 정작 어머니가 어떤 길을 걸어오셨는지는 잘 모릅니다. 어머니가 처음부터 어머니였던 것처럼 여기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어머니에게도 누군가의 딸이던 시절이 있었고, 동생을 업은 누나이던 시절이 있었고, 외할머니가 부흥회에서 보고 온 신랑감에게 시집가던 처녀 시절이 있었습니다. 날마다 드나들던 집에 내가 한 번도 열어 보지 못한 방이 여러 칸 있었던 셈입니다. 이야기의 첫머리는 어머니의 이름을 여쭙는 것이었습니다. 그 이름에는 남의 나라에서 태어난 아이의 사연이 담겨 있습니다. 이름이라는 실 끝을 살짝 당기자 한 집안의 이야기가 실타래처럼 풀려 나왔습니다. 외할아버지가 강가에 두고 온 물지게가 딸려 나오고, 바다를 건너는 뱃길이 이어졌습니다. 어머니는 어린 몸으로 전쟁과 가난을 지나셨고, 믿음의 사람이 되어 가정을 이루셨으며, 지금은 시골집을 지키며 감사를 고백하고 계십니다. 나는 이 책을 어머니의 목소리로 엮었습니다. 어머니가 “나는” 하고 이야기하시는 1인칭으로 쓴 것은 어머니의 입말과 마음을 그대로 살리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녹취에 담긴 사실은 더하거나 바꾸지 않았습니다. 다만 그 사실 위에 어머니가 평생 붙들어 오신 말씀과, 자녀와 손주와 이 책을 읽는 분들에게 건네고 싶으셨을 권면을 함께 담았습니다. 이야기를 다 듣고 나서 나는 한 구절을 오래 묵상했습니다. 시편 107편은 동서남북 각 지방에서 사람들을 모으시고, 광야에서 건지시고, 바다의 풍랑을 잔잔하게 하시는 하나님을 노래합니다. 돌아보니 어머니의 생애가 꼭 그 시편을 따라 걸어온 길 같았습니다. “광풍을 평정히 하사 물결로 잔잔케 하시는도다 저희가 평온함을 인하여 기뻐하는 중에 여호와께서 저희를 소원의 항구로 인도하시는도다.”(시편 107:29~30) 어머니는 이야기 끝에 이렇게 고백하셨습니다. “풍랑 없이 살았으면 그게 감사한 거지.” 이 짧은 고백이 어떤 바다를 건너온 사람의 입에서 나온 말인지는, 책장을 넘기며 어머니의 목소리로 직접 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이 책은 시편 107편의 흐름을 따라 다섯 부분으로 엮었습니다. 동서남북에서 모으시는 하나님, 바다를 건너게 하시는 하나님, 광야 길에서 건지시는 하나님, 사모하는 영혼을 만족케 하시는 하나님, 그리고 소원의 항구로 인도하시는 하나님입니다. 장마다 어머니의 이야기 곁에 성경 속 한 사람을 나란히 세워, 어머니의 하나님이 곧 성경의 하나님이시라는 것을 보여 드리고 싶었습니다. 어머니는 이제 몸이 많이 약해지셨습니다. 그래서 더 늦기 전에 어머니의 이야기를 남겨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한 사람의 생애가 사라지면 그 사람 안에 있던 하나님의 이야기도 함께 묻히기 쉽습니다. 기록해 두면 그 이야기는 다음 세대에게 건너가 또 다른 믿음을 낳습니다. 성경이 “책에 써서 후세에 영영히 있게 하라”(이사야 30:8)고 말씀하시는 까닭도 거기에 있을 것입니다. 이 책이 어머니의 자녀와 손주들에게는 집안의 믿음을 이어 주는 유산이 되고, 독자들에게는 자기 인생의 풍랑 속에서도 소원의 항구로 인도하시는 하나님을 바라보게 하는 작은 길잡이가 되기를 바랍니다. 무엇보다 이 이야기를 들려주신 어머니께 감사드립니다. 어머니의 생애는 하나님의 은혜를 증언하는 한 권의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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